정신장애는 병에 걸리기 쉬운 체질(취약성)에 스트레스가 겹칠 때 생긴다고 본다. 댐의 높이가 사람마다 다르고, 비가 많이 오면 넘친다는 비유와 같다. 취약성이 큰 사람은 작은 스트레스에도 무너지고, 취약성이 작은 사람도 아주 큰 스트레스에는 무너진다. 다만 이 모델은 틀을 줄 뿐, 어떤 취약성과 어떤 스트레스가 어떤 장애로 이어지는지는 장애마다 따로 밝혀야 한다.
예시로 보기
같은 회사에서 같은 날 구조조정으로 해고된 두 사람이 있다1.
| O | P | |
|---|---|---|
| 취약성 | 어머니가 우울증을 앓았다. “나는 쓸모없다”는 믿음이 오래되었다. 힘들면 혼자 참는다 | 가족력이 없다. 실패를 일시적인 일로 본다. 친구에게 도움을 청한다 |
| 스트레스 | 해고 | 해고 |
| 매개 과정 | “역시 나는 쓸모없다”는 생각이 늘고, 잠을 못 자고, 사람을 피한다 | 속상하지만 친구와 이야기하고 구직을 시작한다 |
| 결과 | 우울장애 | 일시적인 슬픔 |
스트레스는 같고 결과가 다르다. 차이는 취약성에서 나왔다. 반대로 O도 해고가 없었다면 괜찮았을 수 있다. 취약성만으로도 결과가 정해지지 않는다.
비유의 한계: 댐은 높이 하나로 정해지지만 취약성은 유전, 인지, 대처방식처럼 여러 층으로 되어 있고, 경험에 따라 커지거나 작아진다.
정의
이 모델은 세 칸과 결과로 되어 있다.
graph LR
V["개인의 취약성<br/>유전적 요인 · 뇌의 구조적 이상<br/>성격특성 · 대처방식 · 대인기술<br/>인지도식 · 역기능적 신념"] --> M["매개 요인<br/>신경전달물질 변화<br/>부적응적 사고 증가<br/>미숙한 대처행동"]
S["심리사회적 스트레스<br/>신체적 질병 · 대인관계 스트레스<br/>실패 · 위협 · 사회적 변화 · 천재지변"] --> M
M --> D["정신장애"]
- 개인의 취약성: 병에 걸리기 쉽게 만드는 그 사람의 바탕이다. 생물학적인 것(유전적 요인, 뇌의 구조적 이상)과 심리적인 것(성격특성, 대처방식, 대인기술, 인지도식, 역기능적 신념)이 함께 들어 있다. 인지도식은 세상과 자신을 보는 오래된 틀이고, 역기능적 신념은 위 예의 “나는 쓸모없다”처럼 자신을 괴롭히는 굳은 믿음이다.
-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신체적 질병, 대인관계 스트레스, 실패, 위협, 사회적 변화, 천재지변.
- 매개 요인: 취약성과 스트레스가 만나 일어나는 변화. 신경전달물질 변화, 부적응적 사고 증가, 미숙한 대처행동. 부적응적 사고 증가는 위 예의 “역시 나는 쓸모없다” 같은 생각이 늘어나는 것이고, 미숙한 대처행동은 잠을 못 자고 사람을 피하는 것처럼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드는 대처다.
핵심은 둘의 상호작용이다. 발병에 필요한 스트레스의 크기는 취약성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2. 그래서 이 모델은 통합적 입장에 속한다. 취약성 칸 하나에 생물의학적 입장의 원인(유전, 뇌)과 인지적 입장의 원인(인지도식, 역기능적 신념)이 함께 들어간다.
이 모델은 여러 장애의 설명에 다시 나온다. 조현병의 통합적 원인, 대부분의 우울장애(우울장애의 원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기면증의 설명이 이 틀을 쓴다. 기면증에서는 유전적 취약성과 스트레스를 합한 양이 첫째 문턱을 넘으면 과도한 주간 졸림, 둘째 문턱을 넘으면 기면증이 된다는 “2역치” 형태로 나온다.
연결
- 원인 칸의 출처: 생물의학적 입장, 인지적 입장
- 대처방식은 방어기제와 닿아 있다. 미숙한 대처행동이 매개 요인이다.
- 헷갈리는 짝: 생물심리사회적 모델. 이 모델은 “언제 발병하나(두 요인의 만남)”를, 생물심리사회적 모델은 “원인이 어느 수준에 있고 무엇으로 치료하나”를 정리한다.
확인 문제
C1 취약성-스트레스 모델의 네 칸(세 가지 요인과 결과)을 쓰고, 칸마다 예를 둘씩 들라.
답: 개인의 취약성(유전적 요인, 역기능적 신념), 심리사회적 스트레스(실패, 대인관계 스트레스), 매개 요인(부적응적 사고 증가, 미숙한 대처행동), 결과는 정신장애.
C2 일란성 쌍둥이는 유전자가 같은데도, 한 명이 조현병에 걸렸을 때 다른 한 명은 걸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사실이 취약성-스트레스 모델을 지지하는 이유를 쓰라.
답: 유전만으로 병이 정해진다면 두 사람은 늘 함께 걸려야 한다. 한 명만 걸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유전(취약성)이 필요하지만 충분하지 않고, 두 사람이 서로 다르게 겪은 스트레스가 발병을 가른다는 뜻이다. 동시에 일란성 쌍둥이가 함께 걸리는 비율이 일반인보다 훨씬 높다는 점은 취약성의 역할을 보여 준다3.
C3 취약성이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이 있다. 두 사람이 모두 정신장애를 겪게 되는 상황과, 한 사람만 겪게 되는 상황을 하나씩 만들라.
답: 둘 다: 전쟁이나 큰 재난처럼 매우 큰 스트레스를 함께 겪는다. 취약성이 작은 사람도 스트레스가 충분히 크면 발병할 수 있다. 한 사람만: 이사나 전학처럼 보통 크기의 스트레스를 겪는다. 취약성이 큰 사람만 발병 수준에 이른다.
이유: 발병에 필요한 스트레스의 크기는 취약성에 따라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