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이름과 달리 넓은 광장 자체가 무서운 것이 아니다. 버스, 쇼핑몰, 줄서기처럼 거기서 공황 같은 증상이 나면 빠져나오거나 도움받기 어려울 것 같은 장소들을 두려워해 피하는 장애다. 무서운 것은 장소가 아니라 그곳에서 겪게 될 공포와 창피함, 곧 “공포에 대한 공포”다. 심하면 집 밖을 나가지 못한다. 피하던 장소에 실제로 조금씩 나가 보는 노출이 치료의 필수 요소다.

예시로 보기

CO는 1년 전 마트 계산대 줄에서 어지러움과 두근거림을 겪은 뒤로 마트, 버스, 영화관을 피한다. “저기서 또 그러면 사람들 앞에서 쓰러지고, 빠져나오지도 못할 거야”라고 말한다. 요즘은 가족이 함께 있을 때만 외출한다1.

  • 두려운 장소가 여럿이다: 줄서기, 대중교통, 폐쇄된 공간(2가지 이상).
  • 이유: 증상이 나면 빠져나오거나 도움받기 어렵다는 생각.
  • 적극적으로 피하고, 동반자가 있어야 외출한다. 1년 동안 이어졌다.

정의

광장공포증의 진단기준

A. 다음 가운데 2가지 이상의 장소나 상황에 대한 공포

  1. 대중교통(자동차, 버스)을 이용하는 것
  2. 개방된 공간(주차장, 다리)에 있는 것
  3. 폐쇄된 공간(쇼핑몰, 극장)에 있는 것
  4. 줄을 서 있거나 군중 속에 있는 것
  5. 집 밖에서 혼자 있는 것

B. 이런 장소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공황 비슷한 증상이나 당혹스러운 증상(쓰러질 것 같은 공포)이 나타나면 피하거나 도움받기 어렵다는 생각 때문이다.
C. 광장공포 상황은 거의 항상 불안과 공포를 일으킨다.
D. 광장공포 상황을 적극적으로 피한다.
E. 6개월 이상 이어진다.
F. 직업적·사회적 생활을 현저히 방해한다.

A의 “2가지 이상”이 중요하다. 광장공포증은 특정공포증의 상황형과 두 가지에서 갈린다. 특정공포증에는 B 같은 이유, 곧 “증상이 나면 어쩌나” 하는 이유가 없다. 또 광장공포증은 두려운 상황이 2가지 이상이고, 특정공포증은 한 가지다. 자세한 비교는 특정공포증과 광장공포증 비교.

DSM-5-TR은 광장공포증을 공황장애와 별개로 진단하고, 두 기준을 모두 채우면 둘 다 진단한다2.

임상적 특징

  • 1년 유병률 1.7%.
  • 아동기에도 생길 수 있지만 청소년기 후기와 성인기 초기에 많다.
  • 여성이 남성보다 2~4배 많다.
  • 한국에서 가장 많이 피하는 상황은 대중교통(26.2%), 폐쇄된 공간(13.8%), 쇼핑센터(8.7%) 순이다.

원인

  1. 생물학적 입장: 위험에 대한 과도한 신체 반응(신체적 취약성)과, 신체감각을 해로운 것으로 해석하는 불안 민감성(심리적 취약성).
  2. 정신분석적 입장: 분리불안의 재현. 사람 많은 넓은 장소에 혼자 있는 것은 부모에게 버림받은 상황을 뜻해, 어린 시절의 분리불안을 되살린다. 광장공포증 환자의 약 42%가 어린 시절 분리불안을 겪었다는 연구가 근거다.
  3. 인지행동적 입장: 공포에 대한 공포 이론. 장소 자체가 아니라 그 장소에서 겪게 될 것(당혹감, 혼란, 통제 상실, 심장발작)을 두려워한다.
    • 공포와 관련된 신체감각에 대한 두려움
    • 공포의 결과에 대한 부적응적 사고
    • 공포를 일으킨 원인을 특정 장소로 잘못 귀인한다. 마트에서 발작이 났으니 “마트가 문제”라고 여기는 식이다.

치료

  • 약물치료: 항우울제로 좋아질 수 있다. 효과는 빠르지만 끊으면 재발률이 높다.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함께 할 때 효과가 가장 크다.
  • 인지행동치료(가장 효과적):
    • 교육: 증상과 원인을 설명한다.
    • 행동치료적 요소: 긴장이완, 복식호흡으로 신체감각에 대한 민감성을 줄인다. 회피를 줄이려면 실제적 노출이 필수이고, 점진적으로 한다.
    • 인지치료적 요소: 신체감각에 대한 파국적 해석을 바로잡는다.

연결

확인 문제

C1 광장공포증 진단기준 A의 다섯 상황을 쓰고, 몇 가지 이상이 필요한지, B의 “두려워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쓰라.

답: 대중교통, 개방된 공간, 폐쇄된 공간, 줄서기나 군중, 집 밖에서 혼자 있기. 2가지 이상. 공황 비슷한 증상이나 당혹스러운 증상이 나타나면 피하거나 도움받기 어렵다는 생각 때문이다.

C2 “공포에 대한 공포 이론”에 따르면 마트에서 첫 발작을 겪은 사람이 마트를 피하게 되는 이유는? 이 해석의 오류는 무엇인가?

답: 그 사람이 두려워하는 것은 마트가 아니라 마트에서 다시 겪을 공포 감각과 당혹감이다. 공포를 일으킨 원인을 마트라는 장소로 잘못 귀인해 마트를 피한다. 실제로 발작은 장소가 만든 것이 아니므로, 피해도 공포가 사라지지 않고 피하는 장소만 늘어난다.

  1. CO의 사례는 진단기준을 보이려고 만든 가상 사례다. ↩

  2. DSM-5부터 광장공포증과 공황장애를 따로 진단한다(DSM-IV에서는 “광장공포증을 동반한 공황장애”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