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물질 없이도 술이나 약물처럼 사람을 붙잡는 대표적인 행위 중독이다. 처음 딴 기억에 끌려 판돈을 키우고, 잃으면 되찾으려고 더 걸고(손실 추구), 그 사실을 숨기려고 거짓말하고, 돈을 빌린다. “이번엔 딸 차례”라는 착각 같은 인지 왜곡이 도박을 붙잡는다. 대부분 가족이나 법원에 떠밀려 치료에 오고, 재발이 잦다.

예시로 보기

30대 JH는 친구와 재미로 시작한 스포츠 도박에서 처음 큰돈을 땄다. 그 뒤 같은 흥분을 느끼려고 판돈을 점점 키웠고, 잃은 돈을 되찾으려고 대출을 받아 더 걸었다. 아내에게는 야근한다고 거짓말하고 도박을 한다. 줄이려고 앱을 지웠다가 사흘 만에 다시 깔았고, 도박을 못 하는 날에는 안절부절못한다. “열 번 연속 졌으니 이제 이길 때가 됐다”고 믿는다1.

  • 판돈 증가(1), 도박을 못 하면 안절부절(2), 조절 실패(3), 손실 만회(6), 거짓말(7), 돈 빌리기(9): 9개 가운데 6개.
  • 도박사의 오류라는 인지 왜곡.

정의

도박장애의 진단기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문제성 도박이 임상적으로 현저한 손상이나 고통을 낳고, 12개월 동안 다음 가운데 4개 이상이 나타난다.

  1. 원하는 흥분을 얻으려고 점점 더 많은 액수로 도박한다.
  2. 도박을 하지 못하면 안절부절못하거나 과민해진다.
  3. 도박을 조절하려는 노력이 거듭 실패한다.
  4. 도박에 집착한다(도박 경험을 되새기고, 승부를 예상함).
  5. 괴로울 때마다 도박을 한다.
  6. 도박으로 잃은 돈을 만회하려고 다시 도박한다.
  7. 도박을 숨기려고 거짓말한다.
  8. 도박 때문에 인간관계나 직업에서 손상을 입는다.
  9. 도박을 하려고 남에게 돈을 빌린다.

DSM-5-TR은 4~5개를 경도, 6~7개를 중등도, 8~9개를 중증으로 나눈다2.

도박과 도박장애

도박은 더 큰 가치가 있는 것을 얻으려고 가치 있는 무언가를 거는 것이다.

  • 전문적 도박: 위험을 제한하고 원칙을 중시한다.
  • 사회적 도박: 친구나 동료끼리 정해진 시간 동안, 받아들일 수 있는 손해 범위에서 한다. 여러 문화에서 게임이나 행사로 도박을 하고, 대부분은 문제를 겪지 않는다.
  • 그러나 일부는 손실을 쫓는 패턴, 거짓말, 남에게 돈을 대신 갚게 하는 긴급 구제 행동으로 상당한 손상에 이른다.

임상적 특징

  • 국제 연구의 유병률은 0.1~0.7%, 우리나라의 평생 유병률은 1%.
  • 카지노, 경마, 경륜 같은 합법적 도박과 접근성의 증가로 늘어나는 추세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출범했다.
  • 도박장애자의 3분의 2가 남성이다. 남성은 청소년기에, 여성은 인생 후기에 시작한다. 대개 수년에 걸쳐 생기며, 진행 속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빠르다.
  • 성별에 따라 목적과 종류가 다르다. 남성은 도박의 스릴을 좇고 카드, 스포츠, 경마를 한다. 여성은 부정적 정서에 부적응적으로 대처하려고 하며 수치심과 기분장애가 더 많고, 슬롯머신과 빙고를 한다.
  • 청소년에게는 인터넷 도박과 게임의 무작위 뽑기 상자가 문제다.
  • 도박의 빈도와 판돈이 점점 늘어나지만, 판돈의 크기 자체가 도박장애를 뜻하지는 않는다. 도박의 빈도보다 도박의 “종류”와 더 관련된다.
  • 재발을 과소평가한다. 스스로 도박장애에 취약하고 다시 재발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잘 인정하지 않는다.

발전 과정

단계 특징
1. 승리 단계 초기 승리의 흥분, 스트레스 해소, 도박에 대한 환상과 비이성적 낙관
2. 손실 단계 판돈 증가, 손실 발생, 빚을 내기 시작함, 손실 만회 추구, 돈을 구하려는 거짓말
3. 절망 단계 감당하기 힘든 빚, 가정 파탄, 부정적 평판, 사회적 소외, 신용불량, 절망감과 무기력감, 자살 시도
4. 포기 단계 도박에 중독되어 습관적이고 맹목적으로 도박함

원인

  • 생물학적 입장: 부모의 도박이나 약물중독과의 관련성, 보상에 대한 과잉민감성, 뇌파의 특이성(억제 능력의 결손과 높은 충동성).
  • 성격 특징: 충동적이고 경쟁적이며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자극추구). 쉽게 싫증 내고, 에너지가 넘쳐 쉬지 않으며, 남에게 인정받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이겼을 때 사치스러울 만큼 관대해진다.
  • 정신분석적 입장: 성적 또는 공격적 에너지의 방출 욕구, 죄의식에서 벗어나고 우울감을 없애려는 시도, 권위에 대한 도전,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애정의 양가감정.
  • 행동주의적 입장: 모델링(부모, 형제, 친구와의 놀이로 시작)과 조작적 조건형성. 돈이 즉시적이고 간헐적으로 주어지는 강화가 된다. 돈 말고도 사회적 관계, 스트레스로부터의 회피가 강화물이다.
  • 인지적 입장: 인지적 왜곡.
    • 통제력의 착각: 스스로 도박의 확률을 조정할 수 있다고 믿는다.
    • 자기편의적 오류: 계속 잃었으니 곧 행운이 올 거라고 믿는다.
    • 도박사의 오류: 서로 독립적으로 일어나는 확률적 사건을 착각한다(도박사의 오류 ↔ 독립).
    • 회상의 편파성: 잃은 것보다 딴 것만 기억한다.
    • 미신적 사고: 좋은 꿈을 꾸면 복권을 사듯, 특정 상황이나 행동, 생각이 승패에 영향을 준다고 믿고 집착한다.
    • 돈이 도박 문제의 원인이자 해결책이라고 믿는다.
  • 사회문화적 요인: 도박을 허용하는 문화, 도박 시설에 대한 쉬운 접근, 다른 놀이문화의 부재, 돈을 중시하는 분위기.

간헐적 강화는 언제 보상이 올지 모르게 주어지는 강화로, 행동을 가장 끈질기게 유지하게 하고 소거하기 어렵게 만든다. 잃는 판이 이어져도 도박이 멈추지 않는 이유다3.

flowchart LR
    B["판돈을 걸기"] --> W["가끔 땀"]
    B --> L["잃음"]
    W -->|"간헐적 강화"| B
    L --> C["이제 딸 차례라는 착각"]
    C --> M["잃은 돈을 만회하려고 더 걸기"]
    M --> B
    M --> D["빚, 거짓말, 돈 빌리기"]

따도 잃어도 다시 거는 쪽으로 돌아간다. 따면 강화가 되고, 잃으면 인지 왜곡이 만회하려는 판돈을 부른다.

치료

  • 치료가 매우 어렵고 재발률이 높다. 대부분 가족이나 법원에 의한 강제 치료다.
  • 모든 연령대에서 치료율이 낮고, 어릴수록 더 낮다. 어린 사람은 재발할 기회가 많고, 판돈이 작아 부모가 손실을 잘 메꿔 주기 때문이다.
  • 입원치료: 증상이 심각하거나 자살 위험이 있을 때.
  • 약물치료: 항우울제가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있다.
  • 정신역동적 치료: 도박에 빠져들게 하는 무의식적 동기를 탐색하고 통찰을 이끈다.
  • 집단치료: 자조집단인 익명의 도박중독자 모임(Gamblers Anonymous, GA).
  • 인지행동치료가 가장 널리 쓰인다. 도박과 관련된 부적응적 인지와 행동의 변화에 초점을 둔다.
    • 페트리 등(Petry et al., 2006)의 8회기 CBT: 도박 촉발 요인 찾아 바꾸기, 도박 경험 정밀하게 분석하기, 대안 활동 늘리기, 도박 충동에 대처하기, 대인 갈등 해결 기술 키우기, 도박 관련 비합리적 인지 고치기, 재발 방지.
    • 톨처드(Tolchard, 2017)의 노출과 인지 재구성 중심의 통합적 CBT: 도박 단서에 반복 노출해 둔감화하고 충동을 줄인다. 충동을 부르는 부적응적 인지를 적응적 인지로 바꾼다. 재발 방지를 위해 돈을 다른 사람이 관리하게 하고, 인지행동 기법을 계속 쓰며, 도박의 촉발 요인을 없앤다.

연결

확인 문제

C1 예시의 JH가 해당하는 기준을 번호로 찾아 개수를 세고, 도박장애인지와 심각도를 쓰라.

답: 판돈 증가(1), 도박을 못 하면 안절부절(2), 조절 실패(3), 손실 만회(6), 거짓말(7), 돈 빌리기(9)로 6개. 4개 이상이므로 도박장애이고, DSM-5-TR 기준으로 중등도(6~7개)다. “승부를 예상함”이 늘 머릿속에 있다면 집착(4)도 더해 7개가 된다.

C2 행동주의는 돈이 “즉시적이고 간헐적인” 강화라서 도박이 잘 멈추지 않는다고 본다. 간헐적 강화가 연속 강화보다 행동을 오래 유지하게 하는 이유를 쓰라.

답: 매번 보상이 오면(연속 강화) 보상이 끊겼을 때 곧바로 알아채 행동이 빨리 사라진다. 언제 보상이 올지 모르면(간헐적 강화) 여러 번 잃어도 “다음에는 올 수 있다”는 기대가 남아, 보상이 없는 기간을 견디며 행동이 계속된다. 슬롯머신이 대표적인 예다.

C3 “매주 복권을 사는 사람은 도박장애다”는 말을 판단하고,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쓰라.

답: 알 수 없다. 도박의 빈도나 판돈 자체가 도박장애를 뜻하지 않는다. 받아들일 수 있는 손해 범위에서 하는 사회적 도박이면 장애가 아니다. 12개월 동안 9개 기준 가운데 4개 이상(손실 만회, 거짓말, 조절 실패, 돈 빌리기 등)과 현저한 손상이나 고통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1. JH의 사례는 기준 번호를 짚으려고 만든 가상 사례다. ↩

  2. DSM-5-TR 도박장애의 심각도 구분(경도 4~5, 중등도 6~7, 중증 8~9)을 보탰다. ↩

  3. 간헐적(변동비율) 강화의 소거 저항은 조작적 조건형성의 표준 결과(스키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