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부진증, 폭식증, 폭식장애를 서로 다른 병으로 보지 않고, 같은 엔진이 다른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보는 모델이다. 그 엔진은 “나의 가치는 체중과 체형, 그리고 그것을 통제하는 능력으로 정해진다”는 믿음이다. 이 믿음이 엄격한 다이어트를 낳고, 다이어트가 폭식을, 폭식이 보상행동을 부른다. 진단명이 바뀌어도 이 핵심을 겨냥하면 되므로, 한 가지 치료(CBT-E)로 여러 섭식장애를 다룬다.
예시로 보기
GG는 열여섯 살에 식욕부진증 제한형으로 진단받았다. 스무 살에는 폭식과 구토가 시작되어 신경성 폭식증으로, 스물다섯 살에는 구토를 멈췄지만 폭식이 남아 폭식장애로 진단이 바뀌었다. 세 진단 내내 GG의 일기에는 같은 문장이 있다. “살이 빠지면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1
- 진단은 셋이지만, 자기 평가를 체중과 체형으로 하는 핵심은 같다.
- 식욕부진증에서 폭식증으로 넘어가는 흐름은 신경성 폭식증의 에디 등(2008) 추적 결과와 맞는다.
모델의 구조 (Fairburn, Cooper, & Shafran, 2003)
flowchart TB
L[삶의 사건] --> S
LSE[핵심적 낮은 자존감] --> S
PF[성취에 대한 과대평가<br/>완벽주의] --> S
subgraph S[자기 평가에 대한 역기능적 신념]
OV[섭식, 체형, 체중과<br/>그 통제에 대한 과대평가]
end
S --> D[엄격한 다이어트와<br/>체중 조절 행동]
D --> B[폭식]
B <--> C[보상행동: 구토, 설사제]
M[정서 불내성] <--> B
B --> S
- 중심: 자기 평가에 대한 역기능적 신념. 자기 가치를 거의 전적으로 섭식, 체형, 체중과 그 통제로 판단한다.
- 이 중심을 키우는 것: 핵심적인 낮은 자존감, 성취에 대한 과대평가(완벽주의), 삶의 사건.
- 이어지는 행동: 엄격한 다이어트와 체중 조절 행동 → 폭식 → 보상행동(구토, 설사제 남용).
- 정서 불내성(mood intolerance): 부정 정서를 견디지 못해 폭식이나 보상행동으로 다스린다.
- 폭식은 다시 “나는 통제에 실패했다”는 증거가 되어 중심 신념을 강화한다.
세 장애는 이 그림에서 어느 부분이 두드러지느냐로 갈린다. 다이어트 고리만 강하면 식욕부진증 제한형, 폭식과 보상행동 고리까지 돌면 폭식증, 보상행동이 빠지면 폭식장애다2.
활용: CBT-E
향상된 인지행동치료(Enhanced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E)는 이 모델에 따라 기존 CBT를 넓힌 통합 치료로, 식욕부진증·폭식증·폭식장애에 모두 쓴다.
- 목표: 체중, 음식, 체형에 대한 비합리적 사고와 행동 패턴을 고쳐 섭식 행동을 정상화하고, 자기 평가 방식을 바꾼다.
- 기간: 보통 20~40회기(약 4~8개월). 체중 상태와 증상에 따라 다르다.
| 단계 | 내용 |
|---|---|
| 1단계 · 초기 참여와 동기 강화 | 식사일지로 섭식 패턴을 기록·관찰하고 치료 계획을 세운다 |
| 2단계 · 핵심 신념 파악과 인지 재구성 | “체중·체형이 나의 가치” 같은 핵심 신념을 찾아 재구성한다 |
| 3단계 · 행동 실험과 정서 조절 훈련 | 실제 상황 노출 훈련, 마음챙김과 대처 전략 같은 정서 조절 기술 |
| 4단계 · 유지와 재발 방지 | 자기 평가 체계의 변화, 스트레스 상황 대처 계획, 경과 관찰 |
| 버전 | 다루는 것 | 적용 대상 |
|---|---|---|
| CBT-Ef (focused) | 섭식장애의 핵심 병리(체형·체중 중심 자기 평가)에만 집중 | 폭식증, 폭식장애처럼 비교적 단순한 경우 |
| CBT-Eb (broad) | 핵심 병리 + 완벽주의, 낮은 자존감, 대인관계 문제, 정서 문제 | 복합적 심리 문제가 함께 있는 경우 |
두 버전의 차이는 모델 그림에 그대로 대응한다. Ef는 가운데 상자(역기능적 신념)와 그 아래 행동 고리를 다루고, Eb는 여기에 중심을 키우는 바깥 상자들(완벽주의, 낮은 자존감, 정서 불내성, 대인관계)까지 다룬다3.
연결
- 모델이 설명하는 세 장애: 세 섭식장애 비교
- 진단 범주를 넘어 공통 차원을 보는 관점: 범주적 분류와 차원적 분류 비교
- 바탕이 된 치료: 인지행동치료
확인 문제
C1 페어번의 초진단적 모델을 그림으로 그리라. 가운데 상자, 그것을 키우는 셋, 아래 행동 고리 셋을 모두 넣는다.
답: 가운데: 자기 평가에 대한 역기능적 신념(섭식·체형·체중과 그 통제의 과대평가). 키우는 것: 핵심적 낮은 자존감, 성취의 과대평가(완벽주의), 삶의 사건. 행동 고리: 엄격한 다이어트 → 폭식 ↔ 보상행동(구토, 설사제). 정서 불내성이 폭식과 보상행동에 이어지고, 폭식은 다시 가운데 신념을 강화한다.
C2 “초진단적”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와, 이 관점이 식욕부진증에서 폭식증으로 진단이 바뀌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쓰라.
답: 진단 범주를 가로질러(trans-) 공통 핵심 병리, 곧 체중·체형 중심의 자기 평가를 찾기 때문이다. 이 관점에서 진단이 바뀌는 것은 같은 핵심이 다른 행동 고리로 표현되는 것일 뿐이다. 엄격한 다이어트가 오래가면 굶주림과 부정 정서가 폭식을 부르고, 폭식이 보상행동을 부르면서 식욕부진증이 폭식증의 모습으로 바뀐다.
C3 폭식증 환자 GH는 폭식 외에도 “95점도 실패”라는 완벽주의와 심한 대인관계 갈등이 있다. CBT-Ef와 CBT-Eb 가운데 무엇이 맞고, 1단계에서 무엇부터 하는가?
답: CBT-Eb. 핵심 병리 밖의 완벽주의와 대인관계 문제가 중심 신념을 키우고 있어 함께 다뤄야 한다. 1단계에서는 식사일지로 섭식 패턴을 기록하게 하고 치료 동기를 높이며 치료 계획을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