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진단은 “이 사람의 문제는 이런 종류다”라고 전문가가 이름을 붙이는 일이다. 이름이 있으면 전문가끼리 말이 통하고, 연구가 쌓이고, 맞는 치료를 고르기 쉬워진다. 대신 그 사람만의 사정이 이름 뒤로 사라지고, 낙인이 찍히고, 병이 아닌 것까지 병으로 만들 위험이 있다. 결론은 분류를 버리지 말고, 한계를 알고 잘 쓰며 보완하라는 것이다.

예시로 보기

기침과 열이 나는 환자를 감기, 독감, 코로나 가운데 어디에 넣느냐에 따라 격리 여부와 약이 달라진다. 정신장애의 진단도 같다. “우울장애”라는 이름 하나로 의사, 심리학자, 연구자가 같은 대상을 떠올리고, 그 장애에 효과가 검증된 치료를 고른다.

같은 이름이 해를 끼치기도 한다. 한 학생이 “조현병” 진단을 받으면 주변 사람이 그 학생의 말과 행동을 모두 병의 증상으로 읽기 시작하고, 학생 자신도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라며 태도를 바꿀 수 있다.

정의

분류의 장점

진단은 전문가 수준의 범주화다. 범주화를 하면 다음을 얻는다.

  • 의사소통: 전문가 사이의 소통이 편리하고 명료해진다.
  • 연구: 정신병리를 경험적으로 연구하고 체계적으로 자료를 쌓을 수 있다. 원인 연구와 이론 개발의 기초가 되고, 장애 사이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알아보게 한다.
  • 치료: 주요 증상, 진행 과정, 원인을 알려 주어 효과적인 치료법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된다.

분류의 단점

  • 개인의 고유한 정보가 사라지고, 고정관념과 낙인이 생긴다.
  • 환자 자신의 태도가 바뀐다.
  • 치료 효과에 선입견이 생기고, 증상이 아니라 진단명에 맞춰 치료할 우려가 있다.

DSM에 대한 비판

장애 수가 급증했다. 판마다 진단 수가 늘어 DSM-5에서 541개가 되었다(정신장애와 DSM의 표). 이것이 숨어 있던 장애를 찾아낸 과학의 성과인지, 정상 현상을 병으로 만들고 위험과 생물학적·유전적 원인을 부풀린 결과인지 논쟁이 있다(Lane, 2007). 비판자들은 건강한 행동의 폭이 좁아져, 사춘기의 정상적인 감정이나 혼자 있고 싶은 마음, 걱정까지 치료 대상이 되었다고 본다. 그 결과 인간 경험이 빈곤해진다고 경고한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DSM을 미국정신의학회, 제약사, 일부 학자, 언론의 합작품으로 보는 비판이 있다.

  • 병이 아닌 것까지 병으로 규정한다.
  • 장애의 생물학적·유전적 원인을 과장한다.
  • 그 결과 약물의 효과는 부풀려지고 부작용은 축소·은폐된다.
  • 삶의 문제를 의학적 문제로 여겨(의료화) 약으로 쉽게 풀리기를 바라게 만든다.
flowchart LR
  W["미국정신의학회, 제약사, 일부 학자, 언론의 이해관계"] --> A["병이 아닌 것까지 병으로 규정"]
  W --> B["생물학적·유전적 원인을 과장"]
  A --> C["약물 효과는 부풀리고 부작용은 축소·은폐"]
  B --> C
  W --> D["삶의 문제를 의학적 문제로 여김, 곧 의료화"]
  D --> E["약으로 쉽게 풀리기를 바람"]

이해관계 한 칸에서 비판의 네 항목이 모두 나온다. 앞의 두 항목이 겹쳐 약물 효과의 과장으로 이어진다.

진단적 타당성이 약하다. 범주론을 내세우면서도 분류가 어려우면 여러 진단을 한꺼번에 붙이는 중복 진단을 허용하는 편리주의를 쓴다.

  • 같은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 여러 심리적 특성에서 서로 다르고, 경과와 예후도 다르다.
  • 임상가와 연구자가 자기가 관심 있는 장애의 유병률을 최대로 추정한다.

분류가 실체를 만든다. 진단 분류는 정신장애가 그 자체로 존재한다는 인상을 준다.

  • 학습된 반응이나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이 만든 문제를 질병 과정으로 해석하게 한다.
  •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분류하는 데 만족하게 만들 수 있다.
  • 진단명이 위험과 오명을 안긴다.

결론

DSM이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진단 체계를 버려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분류 체계는 여전히 유용하고 중요하다. 적절하게 잘 쓰고, 한계를 보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연결

확인 문제

C1 진단 분류의 장점 셋과 단점 셋을 쓰라.

답: 장점: 전문가 사이의 효과적인 의사소통, 경험적 연구와 이론 개발의 기초, 치료법 선택에 도움. 단점: 개인의 고유한 정보 유실과 낙인, 환자 자신의 태도 변화, 증상이 아닌 진단명에 따른 치료와 치료 효과에 대한 선입견.

C2 같은 “주요우울장애” 진단을 받은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석 달 만에 회복하고, 다른 사람은 10년째 재발을 되풀이한다. 이 사실은 DSM에 대한 어떤 비판의 근거가 되는가?

답: 진단적 타당성의 문제다. 같은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 여러 특성에서 이질적이고 경과와 예후도 다르다면, 그 진단명이 예측해 주는 것이 적다.
흔한 오답: “장애 수 급증”이라고 쓰는 경우. 장애 수는 진단의 개수에 대한 비판이고, 이 사례는 한 진단 안의 이질성에 대한 비판이다.

C3 “진단 분류는 정신장애 자체가 존재한다는 인상을 만든다”는 비판은 무엇을 걱정하는가?

답: 진단명은 증상 묶음에 붙인 이름일 뿐인데, 이름이 생기면 그 뒤에 병이라는 실체가 있는 것처럼 여기게 된다. 그러면 학습된 반응이나 대인관계의 문제처럼 다른 원인에서 나온 행동도 질병 과정으로 해석하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분류하는 데 만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