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푹 빠져 누가 불러도 모르는 순간처럼, 나 자신이나 시간, 주변에 대한 의식의 흐름이 잠시 끊기는 현상이다. 그 자체는 누구나 겪는 정상 경험이고, 감당하기 힘든 충격에서 마음을 지켜 주기도 한다. 문제는 끊김이 너무 길거나 잦아져 기억, 의식, 정체감이 하나로 묶이지 못할 때다. 이것이 해리장애다.
예시로 보기
해리는 정상에서 병리까지 이어지는 연속선 위에 있다.
| 수준 | 예 |
|---|---|
| 정상 | 책이나 영화에 몰두해 주변을 완전히 잊음, 익숙한 길을 운전하다 어떻게 왔는지 기억나지 않음1, 최면 상태 |
| 일시적 반응 | 외상 직후의 멍함과 기억 공백(급성 스트레스 장애의 해리 증상) |
| 병리 | 중요한 개인사를 기억하지 못함(기억상실), 여러 인격이 번갈아 나타남(다중인격) |
정의
사람의 인격은 의식, 기억, 행동, 자기정체감을 하나로 묶는 통합 기능이다. 해리는 자기 자신, 시간, 주위 환경에 대한 연속적인 의식이 끊기는 현상이다. 해리장애는 이 통합 기능의 장애다.
해리장애의 세 유형 (DSM-5-TR)
| 유형 | 무엇이 끊기나 | 특징 |
|---|---|---|
| 해리성 정체감 장애 | 정체감 | 다중인격. 둘 이상의 구별되는 정체감이나 성격 상태가 있다 |
| 해리성 기억상실증 | 기억 | 보통의 망각과 달리, 외상이나 스트레스와 관련된 중요한 자전적 정보를 떠올리지 못한다 |
| 이인증·비현실감 장애 | 자기·세계와의 연결감 | 현실검증력은 유지된 채, 자신이나 신체, 주변과 분리된 느낌을 겪는다 |
“무엇이 끊기나” 칸은 정의의 통합 기능(의식, 기억, 행동, 자기정체감) 가운데 각 유형이 주로 잃는 부분을 짝지은 것이다.
연결
- 외상 반응 속의 해리: 급성 스트레스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 방어기제로서의 해리(억압, 부인과의 관계): 방어기제
- 현실검증의 뜻과 그 손상인 환각: 정신병적 증상
확인 문제
C1 해리장애의 세 유형을 쓰고, 각각 인격의 통합 기능 중 무엇이 주로 끊기는지 쓰라.
답: 해리성 정체감 장애(정체감), 해리성 기억상실증(기억), 이인증·비현실감 장애(자기와 세계에 대한 연결감, 의식 경험). 모두 의식, 기억, 행동, 자기정체감을 통합하는 기능의 장애다.
C2 해리가 외상 직후에는 “자기 보호”로 쓰이는데도, 오래 지속되면 장애가 되는 이유를 쓰라.
답: 외상 직후의 해리는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의식에서 떼어 내 정신적 붕괴를 막는다. 그러나 떼어 낸 경험은 기억과 정체감에 통합되지 못한 채 남는다. 해리가 반복되고 굳어지면 기억 공백, 분리된 정체감, 비현실감이 일상 기능을 방해한다. 급성 스트레스 장애가 PTSD로 넘어가거나, 아동기 해리 방어가 해리성 정체감 장애로 정교해지는 과정이 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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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중 기억 공백은 정상 해리의 흔한 예로 교재에 자주 쓰이는 예시를 보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