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 증상은 보통 사람에게 없는 것이 더해진 증상이고, 음성 증상은 보통 사람에게 있는 것이 빠진 증상이다. 여기서 “양성”과 “음성”은 좋고 나쁨이 아니라 더하기(+)와 빼기(−)다. 가르는 질문은 “정상에 없던 것이 생겼나, 정상에 있던 것이 사라졌나”다.
어느 쪽일까
상황마다 양성 증상과 음성 증상 중 어느 쪽인지 고르고, 다른 쪽이 왜 아닌지도 쓴다.
C1 (a) 취업 실패 직후 갑자기 “누가 나를 감시한다”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b) 몇 년에 걸쳐 서서히 말수가 줄고, 씻지 않고, 친구를 만나지 않게 되었다
답: (a) 양성. 없던 경험(환청, 피해망상)이 더해졌고, 스트레스 사건에 반응해 급하게 시작했다. 음성 증상은 외부 사건과 무관하게 서서히 생긴다. (b) 음성. 말(무언어증), 자기 돌봄과 의욕(무의욕증), 사교성(비사회성)이 빠졌다. 새로 생긴 이상 경험은 없다.
C2 (c) 약을 먹고 2주 만에 크게 좋아졌다 (d) 뇌 영상에서 뇌실이 넓어지고 측두엽의 세포가 줄어든 것이 보인다
답: (c) 양성 증상의 특징. 양성 증상은 과도한 도파민과 관련되어 도파민을 막는 약으로 호전될 수 있다. (d) 음성 증상과 관련된 특징. 뇌의 구조적 변화는 특히 음성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서 나타난다.
C3 (e) 말이 뒤죽박죽이라 알아듣기 어렵다 (f) 가족 행사에도 즐거움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답: (e) 양성. 혼란스러운 언어는 정상적인 말에 없던 혼란이 더해진 것이다. “말이 이상하다”는 점에서 무언어증과 헷갈리지만, 무언어증은 말의 양이 줄어든 것이고 혼란스러운 언어는 말의 연결이 무너진 것이다. (f) 음성. 무쾌감증, 곧 즐거움을 느끼는 기능이 빠졌다.
결정적 차이
두 증상은 다음과 같이 갈린다.
| 기준 | 양성 증상 | 음성 증상 |
|---|---|---|
| 정의 | 정상인에게 없는 부적응적 증상 | 정상인에게 있는 적응적 기능의 부재 |
| 증상 | 망상, 환각, 혼란스러운 언어, 혼란스러운 행동·긴장증 | 정서적 둔마, 무언어증, 무의욕증, 무쾌감증 |
| 발생 과정 | 스트레스 사건에 반응해 발생 | 외부 사건과 무관하게 서서히 발전해 악화 |
| 원인 | 과도한 도파민 수준 | 뇌의 구조적 변화(측두엽의 세포 소멸) |
| 약물치료 | 호전 가능 | 호전되지 않음 |
| 지적 기능 | 경미한 손상 | 현저한 손상 |
| 경과 | 급성 조현병 | 만성 조현병 |
“약물치료로 호전되지 않음”은 1세대 약을 기준으로 한 설명이다. 2세대(비정형) 약은 음성 증상도 개선한다고 알려져 있다. 두 설명이 어긋나 보이지만, 2세대 약의 음성 증상 개선 효과는 있어도 크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1. 그래서 두 사실을 함께 기억해 둔다. 이 표는 양성 증상 중심의 “제1형”과 음성 증상 중심의 “제2형”으로 조현병을 나눈 크로(Crow, 1980)의 구분과 거의 같다2.
둘 다 아닐 때
- 인지 증상: 주의, 기억, 실행 기능의 결함이다. 병이 시작되기 전부터 나타나 증상이 가라앉은 뒤에도 남고, 사회적 기능을 떨어뜨린다. 인지 결함은 양성도 음성도 아닌 별도의 영역으로 보고, 인지재활로 따로 다룬다.
- 기분 증상: 우울과 불안이 조현병 초기와 경과에 흔하다. 우울로 인한 의욕 저하는 음성 증상처럼 보이므로, 슬픔을 느끼는지(우울) 감정 자체가 빈약한지(음성)를 가려야 한다.
- 혼란 증상을 따로 두는 모형: 혼란스러운 언어와 행동을 양성 증상에서 떼어 제3의 차원(“혼란”)으로 보는 모형도 있다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