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다리가 마비되거나, 눈이 안 보이거나, 발작을 하는데 신경을 검사해 보면 그 증상을 설명할 손상이 없는 장애다. 옛 이름은 전환장애로, 억눌린 마음의 갈등이 몸의 증상으로 “전환”된다고 보았다. 환자가 일부러 꾸미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꾀병과 다르다. 증상이 심각한데도 환자가 이상하리만큼 태연해 보이는 경우가 있다.

예시로 보기

20대 EV는 아버지와 크게 다툰 다음 날 아침, 오른팔을 들 수 없게 되었다. 신경과 검사에서 반사와 근력 검사 결과가 마비와 맞지 않았다. 팔이 안 움직이는데도 EV는 “그러네요” 하고 담담하다. 팔이 움직이지 않는 동안 아버지는 EV를 다그치지 않는다1.

  • 수의적 운동 기능의 신경학적 증상(팔 마비).
  • 증상과 의학적 소견이 맞지 않는다.
  • 일부러 꾸미는 것이 아니다.
  • 만족스러운 무관심, 이차적 이득(아버지의 비난이 멈춤).

정의

기능성 신경학적 증상장애(전환장애)의 진단기준
  • 수의적 운동 기능이나 감각 기능이 달라지는 신경학적 증상이 1개 이상 있다.
    • 운동 기능: 신체 마비, 음식을 삼키지 못함 등
    • 감각 기능: 통각 상실, 이중 시야, 소리를 듣지 못함 등
    • 신체 경련이나 발작: 갑자기 손발이 뒤틀림
  • 증상과 알려진 의학적 상태가 서로 맞지 않는다는 증거가 있다.
  • 증상으로 현저한 고통이나 기능 장애가 있다.
  • 의도적인 꾀병이 아니다.

“맞지 않는다는 증거”의 예가 장갑 마비(glove anesthesia)다. 손목 아래만 장갑을 낀 모양으로 감각이 사라지는데, 실제 신경은 팔을 세로로 따라 분포하므로 이런 경계가 생길 수 없다2.

임상적 특징

  • 유병률 정보가 부족하다. 해마다 10만 명 가운데 4~12명이 발병한다.
  • 여성이 남성보다 2~3배 많다.
  • 시골 지역 거주자, 사회경제적 지위와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에게 더 흔하다.
  • 아동이나 청소년에게 더 흔하다.
  • 만족스러운 무관심(la belle indifference): 증상의 심각성에 비해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 DSM-5-TR은 이 태도가 이 장애에만 나타나지 않으므로 진단 근거로 쓰지 말라고 적는다3.

원인

1. 정신분석적 입장

  • 프로이트(Freud)가 정신분석 이론을 발전시키는 과정의 중심에 있던 장애다. 히스테리(hysteria)라 불렀다.
  • 무의식적 욕구의 표현과 그 욕구에 대한 두려움이 타협한 결과다. 억압된 욕구를 신체 증상으로 “전환”한다.
  • 안나 O(Anna O) 사례: 병든 아버지를 간병해야 한다는 의무와 밖에서 놀고 싶은 욕구가 부딪쳤다. “밖에서 놀면 안 돼”라는 금지와 욕구가 타협한 결과가 두 다리의 마비다. 마비는 나갈 수 없게 만들어 금지를 지키게 하고, 동시에 간병의 의무에서도 벗어나게 한다.
flowchart LR
  W["욕구: 밖에서 놀고 싶다"] --> C["타협: 두 다리의 마비"]
  P["금지: 밖에서 놀면 안 된다, 간병해야 한다"] --> C
  C --> K["나갈 수 없다: 금지를 지킨다"]
  C --> F["간병의 의무에서 벗어난다"]

부딪치는 두 힘이 증상 하나로 모이고, 그 증상이 다시 두 가지 일을 한다.

2. 행동주의적 입장

  • 충격적인 사건이나 정서적 경험 뒤에 생긴 신체 이상이 바깥에서 강화된다.
  • 강화 요인: 관심 유인, 타인 조정, 특권 혜택, 책임 회피.
  • 전환 증상과 불안 감소가 연합된다. 증상이 나타나면 불안이 줄어들어 증상이 유지된다.

치료

  • 신체증상장애와 비슷한 치료를 쓴다.
  • 외상이나 신체 증상과 연결된 불안에 초점을 두고 통찰, 노출, 약물치료를 쓴다.
  • 이차적 이득을 찾아 없앤다. “아픈” 행동에는 보상을 주지 않고, 건강한 행동에 보상을 늘린다.
  • 최면치료, 항불안제, 항우울제.

연결

확인 문제

C1 기능성 신경학적 증상장애의 진단기준 네 가지를 쓰고, 증상의 세 종류에 예를 하나씩 들라.

답: 수의적 운동이나 감각 기능의 신경학적 증상 1개 이상, 증상과 의학적 상태가 맞지 않는다는 증거, 현저한 고통이나 기능 장애, 의도적인 꾀병이 아님. 운동(마비, 삼키지 못함), 감각(통각 상실, 이중 시야, 청력 상실), 경련·발작(손발이 뒤틀림).

C2 세 사람이 모두 다리를 못 쓴다. (a) EW는 척수 손상이 MRI에서 확인되었다 (b) EX는 검사 결과가 마비와 맞지 않고, 스스로도 왜 그런지 모른다 (c) EY는 재판을 피하려고 걷지 못하는 척한다. 각각 무엇인가?

답: (a) 신경학적 질환(의학적 상태로 설명됨). (b) 기능성 신경학적 증상장애: 의학적 소견과 맞지 않고 의도적이지 않다. (c) 꾀병: 형벌 회피라는 외적 이득을 위해 의도적으로 꾸민다. 정신장애가 아니다.

C3 정신분석은 전환 증상을 “타협”이라고 부른다. 안나 O의 다리 마비를 예로 무엇과 무엇의 타협인지 설명하라.

답: 밖에 나가 놀고 싶은 무의식적 욕구와, 그 욕구를 금지하는 두려움(아픈 아버지를 두고 나가면 안 된다)의 타협이다. 다리가 마비되면 나갈 수 없으니 금지를 어기지 않고, 욕구와 갈등은 의식하지 않은 채 몸의 증상으로 표현된다. 불안이 줄어드는 것이 일차적 이득이다.

  1. EV의 사례는 진단기준을 보이려고 만든 가상 사례다. ↩

  2. 장갑 마비는 해부학적 신경 분포와 맞지 않는 증상의 고전적 예로, 이상심리학 교재에 널리 실린다. ↩

  3. DSM-5-TR은 만족스러운 무관심이 이 장애에 특이적이지 않아 진단에 쓰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