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서 신호를 전하는 화학물질 가운데 도파민이 지나치게 활발하면 망상과 환각 같은 양성 증상이 생긴다는 생각이다. 도파민을 막는 약이 증상을 줄이고 도파민을 늘리는 약물이 비슷한 증상을 일으킨다는 두 관찰이 받쳐 준다. 하지만 음성 증상은 설명하지 못하고, 약의 효과에서 원인을 거꾸로 추론한 면이 있어 어디까지나 가설로 남아 있다.
예시로 보기
두 관찰을 나란히 놓으면 가설이 나온다.
| 관찰 | 도파민 활동 | 양성 증상 |
|---|---|---|
| 조현병 환자가 항정신병 약을 먹는다 | 도파민 수용체를 막아 줄인다 | 줄어든다 |
| 건강한 사람이 암페타민이나 코카인을 많이 쓴다 | 도파민 효능제라 늘린다 | 편집성 조현병과 비슷한 정신병적 증상이 생긴다 |
도파민을 줄이면 증상이 줄고, 늘리면 증상이 생긴다. 그러니 조현병의 양성 증상은 도파민 과다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도파민 가설의 논리다.
정의
뇌의 신경화학적 이상 가운데 하나로, 도파민이 과다하면 조현병, 특히 양성 증상이 생긴다는 가설이다.
근거는 두 갈래다.
- 항정신병 약물의 작용: 조현병 증상을 줄이는 약은 도파민에 작용한다(도파민 D2 수용체를 막는다).
- 도파민 효능제의 효과: 코카인, 암페타민처럼 도파민 활동을 늘리는 물질은 편집성 조현병과 비슷한 정신병적 증상을 일으킨다.
이 가설은 양성 증상과 음성 증상 비교의 표에서 양성 증상의 원인 칸(“과도한 도파민 수준”)이 된다.
세로토닌-도파민 가설
도파민 활동만이 아니라 세로토닌의 비정상적 활동이나 두 물질의 상호작용도 관련된다는 수정판이다. 도파민과 세로토닌을 함께 막는 2세대(비정형) 항정신병 약물이 이 생각과 맞물린다(정형과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 비교).
Liu 등(2018)은 세 신경전달물질이 맡는 영역을 겹친 원으로 그렸다. 도파민은 동기와 보상, 노르에피네프린은 에너지와 관심, 세로토닌은 식욕과 충동성을 맡는다. 겹치는 곳에 기분, 인지, 불안, 우울, 학습이 놓인다. 한 물질이 한 증상에 딱 대응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설명하는 것과 설명하지 못하는 것
- 설명하는 것: 양성 증상, 항정신병 약이 양성 증상에 잘 듣는 이유, 각성제 사용 뒤의 정신병.
- 설명하지 못하는 것: 음성 증상과 인지 결함. 이것들은 도파민을 막아도 잘 낫지 않고, 뇌의 구조적 변화와 더 관련된다. 또 약은 몇 시간 안에 도파민을 막지만 증상은 몇 주에 걸쳐 줄어드는데, 도파민 과다만으로는 이 시간 차이를 설명하기 어렵다1.
도파민 가설과 세로토닌-도파민 가설은 어디까지나 가설이다. 도파민은 다른 장애와도 밀접하게 관련된다. 도파민은 조현병 전용 물질이 아니라, 보상과 동기에 관여해 물질 중독(물질관련 및 중독 장애)이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의 설명에도 등장한다.
연결
자주 하는 오해
틀렸다. 약이 도파민을 막아 증상을 줄인다는 사실이 강력해서 그럴듯하다. 하지만 약의 효과로 원인을 추론하는 것은 생물의학적 입장에서 본 오류와 같은 구조다. 도파민 과다는 양성 증상에 관여하는 경로 하나일 뿐, 음성 증상과 인지 결함, 유전과 발달 요인까지 설명하지 못한다. 그래서 도파민 가설은 어디까지나 가설이다.
확인 문제
C1 도파민 가설의 내용과 이를 뒷받침하는 두 가지 근거를 쓰라.
답: 도파민이 과다하면 조현병의 증상, 특히 양성 증상이 생긴다. 근거: (1) 항정신병 약물이 도파민에 작용해(수용체를 막아) 증상을 줄인다. (2) 코카인, 암페타민 같은 도파민 효능제가 편집성 조현병과 비슷한 정신병적 증상을 일으킨다.
C2 도파민 가설이 음성 증상을 잘 설명하지 못하는 이유를 쓰라.
답: 도파민을 막는 약은 양성 증상을 줄이지만 음성 증상은 잘 줄이지 못한다. 음성 증상은 도파민 과다보다 뇌의 구조적 변화(측두엽의 세포 소멸, 뇌실 확장)와 관련되고, 외부 사건과 무관하게 서서히 악화된다. 도파민 과다만으로 증상을 설명한다면 도파민을 막았을 때 음성 증상도 나아져야 한다.
C3 파킨슨병은 도파민이 부족해 생기는 병이라 도파민을 늘리는 약으로 치료한다. 도파민 가설에 따르면, 파킨슨병 약을 너무 많이 쓰면 어떤 부작용이 예상되는가? 반대로 조현병 약을 너무 많이 쓰면?
답: 파킨슨병 약을 과하게 쓰면 도파민이 지나쳐 환각이나 망상 같은 정신병적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조현병 약을 과하게 쓰면 도파민이 지나치게 막혀 떨림, 근육 경직 같은 파킨슨병과 비슷한 운동 증상(추체외로증상)이 생길 수 있다.
이유: 도파민이라는 한 축의 양쪽 끝이다. 1세대 항정신병 약의 대표 부작용이 추체외로증상인 것도 이 때문이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