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주적 분류는 “우울증인가, 아닌가?”를 묻고, 차원적 분류는 “얼마나 심한가?”를 묻는다. 예를 들어 MBTI를 16가지 유형 중 하나로 부르는 것이 범주적 분류, “얼마나 내향적인가?”를 점수로 재는 것이 차원적 분류다. 둘을 가르는 질문은 “정상과 이상이 질적으로 다른가, 정도만 다른가”다.

어느 쪽일까

상황마다 범주적 분류와 차원적 분류 중 어느 쪽이 맞는지 고르고, 다른 쪽이 왜 덜 맞는지도 쓴다.

C1 (a) 건강보험 청구서에 진단명을 적어야 한다 (b) 우울 증상 척도 점수로 치료 전후 8주 동안의 변화를 추적한다

답: (a) 범주적. 청구는 “해당한다/해당하지 않는다”의 결정이 필요하고, 진단명이 그 결정을 전한다. 차원 점수만 적으면 청구 여부를 정할 수 없다. (b) 차원적. 진단이 8주 내내 “우울장애”로 같아도 점수는 줄어들 수 있다. 범주로는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C2 (c) 진단기준 증상 아홉 개 중 다섯 개가 필요한데, 한 사람은 넷, 다른 사람은 다섯이다 (d) 연구자가 “조현병 환자와 건강한 사람은 뇌에서 서로 다른 과정이 일어난다”는 가설을 세운다

답: (c) 차원적 분류가 더 맞다. 범주로는 넷인 사람은 “정상”, 다섯인 사람은 “장애”가 되어 거의 같은 두 사람이 정반대로 분류된다. 차원으로는 둘이 가깝게 표시된다. 통계적 기준에서 2점이 절단점일 때 1.98점인 사람을 어떻게 볼지와 같은 문제다. (d) 범주적. 질적으로 다른 과정이 있다는 가정은 범주적 분류의 전제 그 자체다.

C3 (e) 성격을 신경증, 외향성 같은 몇 개의 차원 점수로 기술하고, 점수가 특정 수준을 넘으면 성격장애로 진단한다

답: 어느 한쪽만이 아니라 혼합이다. 기술은 차원적으로 하고(점수), 진단의 결정은 범주적으로 한다(수준을 넘는가). DSM-5의 성격장애 대안모델이 이런 혼합 모델이다. 순수한 범주적 분류는 점수를 버리고, 순수한 차원적 분류는 “진단한다”는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결정적 차이

기준 범주적 분류 (categorical) 차원적 분류 (dimensional)
가정 이상행동과 정상행동은 질적으로 다르다 부적응의 정도만 다를 뿐 질적 차이는 없다
묻는 질문 “우울증인가, 아닌가?” “여러 부적응 측면에서 어느 정도 심한가?”
결과의 모양 있다/없다 (흑백논리) 연속된 점수
잘하는 것 치료 여부·보험·법적 판단처럼 결정이 필요한 곳. 짧은 이름으로 소통 경계선 사례, 변화 추적, 정보 보존
무너지는 곳 절단점 바로 옆의 사례, 증상이 여러 장애에 걸친 경우(중복 진단) 결정을 내리려면 결국 절단점이 다시 필요하다. 전달이 길고 복잡하다
예 MBTI 16가지 유형 중 하나 MBTI의 “얼마나 내향적인가?”

범주적 분류의 한계 때문에 차원적 분류가 들어왔다. DSM-5-TR도 범주적 분류를 기본으로 두고 차원적 분류를 섞는다. 예를 들어 같은 진단 안에서 경도·중등도·고도처럼 심한 정도를 따로 적게 한다1.

둘 다 아닐 때

  • 혼합 모델(hybrid model). 차원 점수로 기술하고, 결정할 때만 절단점을 쓴다. DSM-5의 성격장애 대안모델이 성격의 5요인 이론을 반영해 이렇게 한다.
  • 스펙트럼. 조현병 스펙트럼, 자폐스펙트럼장애처럼 여러 장애를 한 줄 위의 가벼운 쪽부터 무거운 쪽까지 늘어놓는다. 범주의 이름은 남기되 범주끼리 연속선 위에 놓인다(정신증과 조현병 스펙트럼, 자폐스펙트럼장애).
  1. 심각도 명시자(경도·중등도·고도)는 DSM-5-TR의 여러 진단에 붙는 표준 표기다. 지적장애의 수준 구분이 그 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