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우울장애는 삽화로 온다. 짧고(2주 이상) 강하게 여러 증상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우울이다. 지속성 우울장애는 만성으로 깔린다. 증상 수는 적어도(2가지 이상) 2년 넘게 이어진다. 두 장애는 함께 나타나는 증상 목록도 조금 다르다. 가르는 질문은 “우울이 삽화로 오는가, 오래 깔려 있는가”다.
어느 쪽일까
C1 (a) 성실하던 대학원생이 논문 심사에서 떨어진 뒤 3주 동안 거의 모든 증상이 한꺼번에 나타났다 (b) 20년째 “늘 우울한 편”이고, 잠을 설치고 자신을 하찮게 여기지만, 한꺼번에 심해진 적은 없다
답: (a) 주요우울장애: 뚜렷한 시작이 있는 삽화이고, 2주 이상 5개 이상의 증상이 몰려왔다. 2년이 안 되어 지속성 우울장애가 될 수 없다. (b) 지속성 우울장애: 2년 넘게 대부분의 날 우울하고, 동반 증상(수면 변화, 자존감 저하)이 2가지 이상이다. 한꺼번에 5개 이상이 몰린 삽화가 없어 주요우울장애 기준에는 못 미친다.
C2 (c) “나는 쓸모없고 가족에게 죄를 지었다”는 생각이 2주째 떠나지 않는다 (d) “나는 원래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라는 생각과 “앞으로도 나아질 게 없다”는 생각이 수년째 이어진다
답: (c) 주요우울 삽화의 증상 ⑦(무가치감·죄책감)의 모습이다. (d) 지속성 우울장애의 동반 증상인 자존감 저하와 절망감의 모습이다. 두 목록은 비슷하지만, 주요우울 삽화에는 무가치감·죄책감과 자살사고가, 지속성 우울장애에는 자존감 저하와 절망감이 들어 있다.
C3 (e) 4년째 가볍게 우울하던 사람이 이직 실패 뒤 한 달간 모든 증상이 심해져 주요우울 삽화 기준을 채웠다
답: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둘 다다. 지속성 우울장애 위에 주요우울 삽화가 겹친 경우로, 흔히 “이중 우울증”이라 부른다1. DSM-5-TR은 지속성 우울장애 진단과 함께 주요우울 삽화가 있음을 명시하게 한다. 지속성 우울장애에서는 심한 우울 삽화가 더 자주 나타난다. 이 사례가 바로 그 경우다.
결정적 차이
| 기준 | 주요우울장애 | 지속성 우울장애 |
|---|---|---|
| 모양 | 삽화: 시작과 끝이 있다 | 만성: 바닥에 깔려 있다 |
| 최소 기간 | 2주 이상 | 성인 2년, 아동·청소년 1년 |
| 증상 수 | 9개 중 5개 이상(우울한 기분이나 흥미 상실 필수) | 우울한 기분 + 6개 중 2개 이상 |
| 증상 목록의 차이 | 흥미 상실, 정신운동성 초조·지체, 무가치감·죄책감, 자살사고 | 자존감 저하, 절망감 |
| 평생 유병률 | 여 10~25%, 남 5~12% | 3~6% |
| 치료 반응 | 60~65%가 약에 반응 | 약물·심리치료 효과가 나쁨 |
| 공통 | 조증·경조증 삽화가 없어야 한다 | 조증·경조증 삽화가 없어야 한다 |
둘 다 아닐 때
- 들뜬 시기가 있었을 때: 우울이 삽화든 만성이든 조증·경조증이 있었으면 양극성 쪽이다. 만성이면서 가벼운 들뜸과 우울이 번갈아 오면 순환성장애.
- 짜증과 분노 폭발이 중심인 아동: 파괴적 기분조절곤란 장애.
- 월경 주기에 묶여 오갈 때: 월경전불쾌감장애.
- 뚜렷한 스트레스 뒤의 가벼운 우울: 기준에 못 미치면 적응장애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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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우울증(double depression)”은 만성 우울 위에 주요우울 삽화가 겹친 상태를 부르는 임상 용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