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다친 것도 아닌데, 충격적인 일을 겪은 뒤 그 일이나 자기 삶의 중요한 부분이 통째로 기억나지 않는 장애다. 마음이 감당할 수 없는 기억을 의식에서 차단해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다. 해리장애 가운데 가장 흔하다. 기억은 지워진 것이 아니라 막혀 있을 뿐이어서, 치료는 단서를 주어 기억을 되찾고 그 경험을 삶에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시로 보기
EG는 화재로 가족을 잃었다. 그 뒤 화재가 난 밤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그날 저녁 무엇을 먹었는지부터 병원에서 깨어날 때까지가 비어 있다. 다른 기억과 일상 기술은 멀쩡하고, 뇌 검사에도 이상이 없다1.
- 중요한 자전적 정보, 곧 충격적인 사건을 기억하지 못한다(A). 국소적 기억상실이다.
- 신경학적·의학적 원인이 아니다(C).
정의
A. 중요한 자서전적 정보를 기억하지 못한다. 보통 외상이나 스트레스와 관련된 정보다.
- 국소적 기억상실: 충격적인 정보나 사건을 기억하지 못한다(흔함).
- 전반적 기억상실: 자신의 생활사에 대한 기억을 전부 잊는다(드묾). 정체성, 이전에 습득한 지식(의미적 지식), 잘 숙련된 기술(절차적 지식)까지 잃기도 한다.
B. 현저한 사회적·직업적 손상
C. 물질의 생리적 효과, 신경학적 상태, 의학적 상태에 의한 것이 아니다.
명시자(같은 진단에 경과, 심한 정도, 특별한 양상 같은 특징을 덧붙여 적는 항목. 여러 개를 함께 붙일 수 있다): 해리성 둔주(dissociative fugue) 동반. 기억상실과 함께 집을 떠나 떠돌거나 방황한다.
- 과거에는 심인성 기억상실증(psychogenic amnesia)이라 불렀다.
- 자서전적 정보는 남들이 잘 알지 못하는 나에 대한 정보다. 일반 상식이 아니라 내 삶의 사건과 개인사를 잃는다.
임상적 특징
- 기억상실이 갑자기 일어난다.
- 유병률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리장애 가운데 가장 흔하다.
- 여자에게 더 많다.
- 전쟁이나 천재지변이 일어나면 발병률이 높아진다.
원인
| 입장 | 설명 |
|---|---|
| 촉발 요인 | 충격적인 스트레스 사건: 가정 내 학대, 심한 가정불화, 배신 외상(betrayal trauma), 천재지변, 전쟁. 심리적 충격에서 자기를 보호하려고 의식에서 기억을 차단한다 |
| 정신분석 | 불안을 일으키는 심리적 내용을 능동적으로 방어하는 과정. 억압(repression)과 부인(denial)의 방어기제 |
| 행동주의 | 기억상실 행동으로 불안, 죄책감, 책임을 피하게 되고, 이 보상으로 기억상실이 학습된다 |
| 인지 | PTSD의 한 형태로 본다. 충격적 경험이 기존 인지도식에 통합되지 못했다. 신해리이론으로 보면 고등의식의 통제 기능이 약해진 것이다 |
배신 외상은 믿고 의지하던 사람에게 당한 외상이다. 가해자에게 계속 의존해야 하는 아이는 그 기억을 차단해야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2.
치료
치료 목표는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는 것이다.
- 기억상실에 따르는 보상을 없앤다(행동주의).
- 여러 단서를 주어 기억 인출을 시도한다.
- 충격적 경험을 기존 인지도식에 통합하도록 이끈다(인지).
- 정신역동적 치료: 충격적 경험에 대한 불안 요인을 탐색하고, 자유연상으로 기억을 잇는다.
- 최면치료: 보조적 치료 방법이다. 실제 경험과 환상을 구분해야 한다.
최면에서 떠올린 내용이 실제 기억이 아니라 암시로 만들어진 거짓 기억일 수 있어서, 이 구분이 필요하다3.
연결
- 기억 공백에 인격 교체까지 있으면: 해리성 정체감 장애
- 외상 사건 뒤의 다른 반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의 침투 증상은 기억이 원치 않게 떠오르는 것이고, 해리성 기억상실은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 것이다)
- 행동주의 설명의 원리: 행동주의적 입장(부적 강화)
확인 문제
C1 교통사고 뒤 기억을 잃은 두 사람이 있다. EH는 머리를 크게 다쳐 뇌 영상에서 손상이 발견되었다. EI는 다친 곳이 없고, 사고로 아이를 잃은 날의 기억만 없다. 해리성 기억상실증은 누구이고, 다른 사람은 왜 아닌가?
답: EI다. 외상과 관련된 자전적 정보를 잃었고 신경학적 원인이 없다. EH는 신경학적 상태(뇌 손상)로 설명되므로 기준 C에 따라 해리성 기억상실증이 아니다.
C2 국소적 기억상실과 전반적 기억상실의 차이, 해리성 둔주의 뜻을 쓰라.
답: 국소적 기억상실은 충격적인 정보나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흔하다. 전반적 기억상실은 생활사 전체를 잊는 것으로 드물며, 정체성이나 의미적·절차적 지식까지 잃기도 한다. 해리성 둔주는 기억상실과 함께 집을 떠나 떠돌거나 방황하는 것으로, 명시자로 붙인다.
C3 행동주의는 기억상실이 “학습된다”고 본다. 무엇이 보상인지 설명하고, 치료에서 이 설명을 어떻게 쓰는지 쓰라.
답: 기억을 잃으면 그 사건에 대한 불안, 죄책감, 책임을 마주하지 않아도 된다. 불쾌한 것이 사라지는 이 결과가 부적 강화로 작용해 기억상실 행동이 유지된다. 그래서 치료에서는 기억상실에 따르는 보상을 없앤다. 예를 들어 기억상실을 이유로 책임이 면제되는 상황을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