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가까운 사람을 잃은 슬픔은 누구에게나 오는 정상적인 반응이다. 그런데 1년이 넘도록(아동은 6개월) 고인을 거의 매일 사무치게 그리워하고 생각에 매달려, 삶을 다시 꾸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지속성 비탄 장애로, DSM-5-TR에서 처음 공식 진단이 되었다. 문화와 종교가 기대하는 애도보다 길고 심해야 진단한다는 점에서, 정상적인 슬픔을 병으로 만들지 않도록 선을 긋는다.

예시로 보기

EC는 18개월 전 아들을 사고로 잃었다. 지금도 거의 매일 아들 방에 앉아 사진을 보며 운다. “내 일부가 함께 죽은 것 같다”, “아직도 아들이 죽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한다. 친구 모임과 일을 모두 그만두었고, “아들 없는 삶은 의미가 없다”고 한다1.

  • A. 친밀한 사람의 사망이 12개월 넘게 지났다.
  • B. 강렬한 그리움과 고인 생각에 대한 집착이 거의 매일.
  • C. 정체감 혼란(내 일부가 죽음), 죽음을 믿지 못함, 관계·활동 재통합의 어려움, 삶이 무의미함: 3가지 이상.
  • D. 기능 손상. E. 문화적 기대를 넘어선다.

정의

친밀했던 사람의 죽음 뒤 오랜 기간 나타나는 부적응적인 애도 반응이다. DSM-5-TR에서 처음으로 공식 정신장애에 포함되었다.

  • 사별(bereavement): 죽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경험, 사별을 겪고 있는 객관적 상태.
  • 비탄(grief):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같은 상실에 대한 주관적이고 내적인 반응 과정, 애도와 비탄.
지속성 비탄 장애의 진단기준

A. 친밀했던 사람의 사망이 최소 12개월 전(아동·청소년은 6개월 전)이다.
B. 사망 이후 다음 중 하나 또는 둘 다가 임상적으로 유의한 정도로 대부분의 날에, 적어도 지난달에는 거의 매일 나타난다.

  1. 고인에 대한 강렬한 그리움과 갈망
  2. 고인에 대한 생각이나 기억에 대한 집착

C. 다음 중 3가지 이상
(1) 정체감의 혼란(자신의 일부가 죽은 것처럼 느낌) (2) 죽음을 믿지 못하는 느낌 (3) 고인의 죽음을 떠올리는 것에 대한 회피 (4) 죽음과 관련된 강렬한 정서적 고통(분노, 씁쓸함, 슬픔) (5) 관계와 활동을 죽음 이후에 재통합하는 어려움 (6) 정서적 무감각 (7) 삶이 무의미하다는 느낌 (8) 강렬한 외로움

D. 임상적으로 유의한 고통이나 사회적·직업적 기능의 손상
E. 사별 반응의 기간과 심각도가 그 사람이 속한 문화와 상황에서 기대하는 사회적·문화적·종교적 기준을 넘어선다.

E는 정신장애와 DSM의 정의에서 “흔한 상실에 대한 예상 가능한 반응은 정신장애가 아니다”라는 원칙을 이 진단에 적용한 것이다.

임상적 특징

  • 일반 인구의 약 7~10%가 극심한 애도 과정을 겪고, 애도하는 사람의 약 10~20%가 지속성 비탄 장애를 겪는다.
  • 자녀를 잃은 부모에서 유병률이 가장 높다(연구에 따라 15~30%). 배우자를 잃은 경우 약 10~15%.
  • 죽음이 예측하기 어렵고 갑작스러울수록 많다.

원인

일곱 가지 위험요인

  1. 갑작스럽고 예상하지 못한 죽음(폭력적, 충격적 죽음)
  2. 오래 지속된 질병으로 인한 죽음
  3. 어린 자녀의 사망
  4. 사별자가 보기에 미리 막을 수 있었다고 여기는 죽음
  5. 사별자와 고인의 관계가 매우 의존적인 경우
  6. 사별자가 과거나 현재에 해결하지 못한 상실, 심한 스트레스, 정신건강 문제를 가진 경우
  7. 사별자가 보기에 주변의 사회적 지지가 부족한 경우

요인별로 보면

  • 죽음의 특성: 예측 불가능하거나 갑작스러운 죽음, 죽음을 목격했거나 극심한 고통을 동반한 죽음.
  • 심리적 요인: 성격 특성, 자존감, 문제해결 능력, 신념. 특히 고인에 대한 정서적 의존이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이다. 일종의 애착장애로 보아, 불안정 애착 유형일수록 사별 뒤 자기정체감의 혼란과 신념체계의 붕괴를 더 많이 겪는다(애착).
  • 환경적 요인: 정서적 지지 자원의 부족, 애도 표현을 억누르는 문화적 분위기와 부적절한 애도 의식(예: 매스컴의 영향).

치료

  • 애도치료(grief therapy): 사별로 부적응 증상을 보이는 사람을 돕는 전문적 치료.
  • 복합적 애도치료(complicated grief treatment):
    1. 애도 작업에 대한 심리교육을 제공한다.
    2. 상실의 고통을 좀 더 생생하고 강렬하게 체험하도록 도와 애도 과정을 촉진한다. 사별 사건을 직면하게 하는 단계다.
    3.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현실에서 삶을 의미 있게 여길 목표를 세우고 미래를 설계하도록 돕는다. 재적응하게 하는 단계다.

연결

  • 같은 범주: 적응장애(사별 반응이면 적응장애로 진단하지 않는다)
  • 헷갈리는 장애: 주요우울장애. 지속성 비탄 장애의 고통은 고인에 대한 그리움과 집착이 중심이고, 우울은 전반적인 기분 저하와 자기 가치의 손상이 중심이다2.

확인 문제

C1 지속성 비탄 장애의 기간 기준(성인, 아동)과, 기준 B의 두 증상을 쓰라.

답: 사망 뒤 최소 12개월(아동·청소년 6개월). B: 고인에 대한 강렬한 그리움과 갈망, 고인에 대한 생각이나 기억에 대한 집착(하나 이상이 대부분의 날, 지난달엔 거의 매일).

C2 진단기준 E(문화적·종교적 기대를 넘어섬)가 필요한 이유를 쓰라.

답: 애도의 기간과 표현 방식은 문화와 종교마다 크게 다르다. 어떤 문화에서는 1년 넘게 상복을 입고 매일 제사를 지내는 것이 정상이다. E가 없으면 문화적으로 기대되는 정상적인 애도까지 장애로 진단하게 된다. 흔한 상실에 대한 예상 가능한 반응을 정신장애에서 빼는 DSM의 원칙을 적용한 것이다.

C3 배우자를 잃은 두 사람 가운데 지속성 비탄 장애의 위험이 더 높은 쪽을 고르고, 해당하는 위험요인을 쓰라. (a) 오랜 투병 끝에 배우자를 보냈고, 자녀와 친구의 지지가 많다 (b) 배우자가 교통사고로 갑자기 죽었고, “그날 내가 운전했어야 했다”고 자책하며, 배우자에게 크게 의존해 왔다

답: (b). 갑작스럽고 예상하지 못한 죽음, 미리 막을 수 있었다고 여기는 죽음, 고인에 대한 정서적 의존(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이 겹친다. (a)도 오랜 투병이라는 위험요인이 하나 있지만 지지 자원이 많다.

  1. EC의 사례는 진단기준을 보이려고 만든 가상 사례다. ↩

  2. 지속성 비탄과 주요우울의 감별(그리움·집착 중심 대 전반적 기분 저하)은 DSM-5-TR의 감별 진단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