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걸면 통화가 끝날 때까지 두 사람 사이의 길이 통째로 예약되는 것처럼, 통신을 시작하기 전에 목적지까지 가는 길의 용량을 미리 잡아 두는 방식이다. 잡아 둔 뒤에는 다른 사람과 부딪히지 않고 멈춤 없이 보낼 수 있어 단순하다. 대신 쉬는 동안에도 그 용량은 남이 쓸 수 없다. 그래서 잠깐 몰아서 보내고 오래 쉬는 컴퓨터 통신에는 낭비가 크다.
예시로 보기
A가 D에게 전화한다고 하자. 교환기 I, II, III이 차례로 A–I–II–III–D 경로를 이어 준다. 통화가 끝날 때까지 이 경로는 A와 D 전용이다. 전화기 A, D를 호스트로, 교환기를 스위치로 옮겨 시간 순서로 그리면 다음과 같다.
sequenceDiagram
participant A
participant I as 스위치 I
participant II as 스위치 II
participant III as 스위치 III
participant D
Note over A,D: ① 연결 설정 — 경로의 각 링크에서 용량을 예약
A->>I: 설정 요청 (목적지 D)
I->>II: 설정 요청
II->>III: 설정 요청
III->>D: 설정 요청
D-->>A: 수락 (회선 확보)
Note over A,D: ② 전송 — 비트스트림을 멈춤·간섭 없이 흘려보냄
A->>D: 연속 비트스트림
Note over A,D: ③ 해제 — 예약한 용량 반납
A->>D: 해제
네트워크 말로 하면, 이 경로가 지나는 링크마다 일정한 전송률 \(r\)을 통화가 끝날 때까지 이 통화에만 떼어 준 것이다. 목소리든 데이터든 상관없이 몇 비트를 얼마 동안 보내는지만 따진다.
“선로를 한 열차에 통째로 비워 준다”는 비유는 부정확하다. 실제 회선은 링크 전체가 아니라 링크 용량의 일부를 잡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시분할 다중화의 시간 칸 하나나 주파수 분할 다중화의 주파수 대역 하나를 잡는다1.
정확히 말하면
회선 스위칭은 두 호스트 사이의 경로를 정한 뒤, 연결이 이어지는 동안 경로 위 모든 링크에서 전송률 \(r\)(bps)을 이 연결에만 떼어 준다.
- 어느 순간이든, 한 링크가 그 순간 이어져 있는 연결들에 떼어 준 전송률을 다 더해도 그 링크의 전송률을 넘을 수 없다.
- 그래서 떼어 주면 이 합이 넘게 되는 새 연결은 거절한다.
기호로 쓰면. 경로를 \(h_1 = v_0, v_1, \dots, v_k = h_2\)(호스트 \(h_1\)에서 노드들을 차례로 거쳐 \(h_2\)까지), 연결 기간을 \([t_s, t_e]\)(시작 시각 \(t_s\)부터 끝 시각 \(t_e\)까지)라 하자. 각 링크 \((v_{i-1}, v_i)\)에서 전송률 \(r\)을 이 기간 동안 이 연결에만 배정한다. 링크 \((v_{i-1}, v_i)\)의 전송률을 \(R_i\)라 하면, 어느 순간이든 그 링크에 배정된 연결들의 \(r\)의 합은 \(R_i\)를 넘지 않는다.
보장하는 것과 보장하지 않는 것은 다음과 같다.
| 보장한다 | 보장하지 않는다 |
|---|---|
| 연결 중에는 전송률 \(r\)을 늘 쓸 수 있다. 다른 연결과 경쟁하지 않는다 | 연결 설정의 성공. 경로의 어느 링크든 남은 용량이 없으면 거절된다(전화의 “통화 중”) |
| 경로가 고정되어 데이터가 보낸 순서대로, 일정한 지연으로 도착한다 | 쉬는 시간의 용량 재사용. 아무것도 보내지 않아도 \(r\)은 묶여 있다 |
통화 중에 경로의 스위치나 링크가 고장 나면 회선이 끊겨 다시 설정해야 한다.
예제
회선이 링크 용량의 일부만 잡는다는 점을 숫자로 확인한다. 모든 링크가 1.536 Mbps이고 시간 칸 24개로 나뉜다. 회선 설정에 0.5초가 걸린다. 640,000비트 파일을 보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전파 지연은 무시)1
- 회선 하나의 전송률: 회선 하나가 칸 하나를 쓰므로 \(1{,}536{,}000 / 24 = 64{,}000\) bps.
- 전송 시간: \(640{,}000 / 64{,}000 = 10\)초.
- 설정 시간 더하기: \(10 + 0.5 = 10.5\)초.
쉬는 시간의 낭비도 수치로 보인다. 1 Mbps 링크에서 사용자마다 100 kbps 회선을 잡으면 사용자는 10명까지다. 사용자들이 시간의 10%만 실제로 보내도 여전히 10명까지다. 예약한 용량의 90%는 대부분의 시간에 비어 있다. 이 낭비를 줄이는 방법이 통계적 다중화다.
활용
- 전화 네트워크가 이 방식이다. 일정한 전송률로 오래 이어지는 통신에 맞다. 설정 시간이 긴 통신 시간에 묻힌다.
- 몰렸다 끊겼다 하는 컴퓨터 통신(버스티 트래픽)에는 맞지 않는다. 안 쓰는 시간에 망이 낭비된다.
연결
- 선수: 스위칭 네트워크, 전송 속도와 대역폭
- 짝이 되는 개념: 패킷 스위칭 → 회선 스위칭과 패킷 스위칭 비교
- 링크 용량을 미리 떼어 놓는 구조는 시분할 다중화의 고정 할당과 같다.
- 설정·전송·해제 구간을 시간 흐름 그림으로 계산하는 방법: 소요시간 분석
자주 하는 오해
틀렸다. “회선”이라는 이름과 “점대점 연결처럼 전용 회선을 확보한다”는 설명이 물리적인 선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잡는 것은 각 링크의 용량 일부다. 정확히는 “전용 회선(용량)을 확보한다”고 말해야 한다. 링크 하나를 시간 칸이나 주파수 대역으로 나누면 여러 회선이 동시에 지나갈 수 있다. 위 예제에서 1.536 Mbps 링크 하나에 64 kbps 회선 24개가 함께 지나간다.
확인 문제
C1 회선 스위칭의 특징 세 가지를 쓰라.
답: ① 스위치가 사전에 output link에 전용 회선(용량)을 확보한다. ② 비트스트림을 중단·간섭 없이 송수신한다(흘려보냄). ③ 기본적으로 point-to-point 연결이다.
C2 회선 스위칭이 컴퓨터 통신에 비효율적인 이유를 트래픽의 성질과 연결해 설명하라.
답: 컴퓨터 트래픽은 버스티하다. 잠깐 몰려서 보내고 오래 쉰다. 회선 스위칭은 용량을 미리 전용으로 잡아 두므로, 쉬는 동안에도 그 용량을 다른 사용자가 쓸 수 없어 낭비된다.
흔한 오답: “회선 설정이 느려서”. 설정 시간도 비용이지만 핵심은 쉬는 시간의 낭비다.
C3 링크 3.072 Mbps, 시간 칸 48개, 회선 설정 0.25초일 때 800,000비트 파일의 전송 시간은? (전파 지연 무시)
답: 회선 전송률 \(3{,}072{,}000 / 48 = 64{,}000\) bps. 전송 \(800{,}000 / 64{,}000 = 12.5\)초. 합계 12.75초.
흔한 오답: 링크 전체 전송률로 나눠 약 0.26초에 0.25초를 더한 0.51초. 회선은 칸 하나만 쓴다.